ksbv 2024. 1. 30. 02:33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산문집이다. 이순(耳順)을 넘어선 시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 면면을 그려보면서 그리워하고 있다. 학창시절을 함께 했던 그리운 친구들, 시를 쓰던 시절에 만났던 재주 많은사람들, 평생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살아오면서 만났던 천진무구한 아이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소중한 얼굴들을 떠올리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추석이 다가오는 시점이라서인지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된다.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가난한 시절의 추억도 수채화의 한폭처럼 모두 아름답게 채색되어 떠오르는 법이다. 당시의 분하고 힘들고 억울했던 사연도 시간이 한참 흐른 나중에 돌아보면 감정의 농도도 옅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겨 한번의 웃음으로 넘길 수 있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지나온 시절의 삶을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삶, 삶은 이렇게 별 볼일 없이 몇 가지 웃음과 슬픔과 눈물과 아문 상처 자국을 두고 바람처럼 강물처럼 지나간다. 깊고 깊은 인생의 깊이는 산의 저 닿지 않는 깊은 골짜기보다 더 깊고, 흐르는 강물보다 더 깊은 것이다. 우리들은 산등성이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섬진강 물이 휘이 굽어 돌아가는 곳, 그곳에 우리들의 슬프고도 기쁜 인생이 있다. (48쪽)김용택 시인의 가슴에 남은 지난날의 추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등학교 졸업후 오리를 키우다 망해 동생들 자취방에서 폐인처럼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그의 눈을 열어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귀를 열어 사람에 대한 너그러움을 알게 하고, 코를 열어 자연의 냄새를 맡게 해 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그리움의 시 <그 여자네 집>을 쓰게 했던 이웃 동네 여자도 잊어지지 않고 떠오른다. 이 책 <사람>은 한 마디로 김용택 시인이 사랑했던 모두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만남 이야기를 담고 있다.친구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애정이나 편견이 들어가기도 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한쪽 면만 부풀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이 소개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어떤 가식이나 과장을 위한 수사학적 장치도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담담하게 풀어갈 뿐이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홀로 분투하며 시를 쓰던 시절에 만난 사람들, 평생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살아오는 동안 마음에 남은 아이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오늘의 김용택을 있게 한 모든 사람들이 담긴 따뜻한 에세이다. 이순의 문턱을 갓 넘긴 시인은 자신의 인생에 지표가 되고 때로는 삶 그 자체였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소박한 문체로 풀어놓는다.

사람 속에는 작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오리 방목사업을 하다 망하고 동생들의 자취방에서 폐인처럼 지내던 그가 어떻게 선생의 길로 들어섰는지, 문학의 ‘문’ 자도 모르던 그가 우연히 문학에 눈을 뜨게 된 사연 등이 수록되었다. 또한 그의 눈을 열어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귀를 열어 사람에 대한 너그러움을 알게 하고 코를 열어 자연의 냄새를 맡게 해준 사람들, 그에게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안겨준 사람들에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를 가득 담아 두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사랑했던 사람들을 향해 저자가 가슴으로 쓴 고백과도 같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 은 김용택 시인의 학창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2부 은 김용택의 20대 시절에 대해 회상한다. 함께 꿈을 나누었던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시 을 쓰게 했던 이웃 마을의 ‘그 여자’에 대한 이야기까지, 김용택의 젊은 시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3부에서는 그가 몸담았던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해 소개하였다. 4부는 김용택의 아버지가 손수 나무를 해다 지으셨다는, 세상에 나가기 전 김용택 자신을 품어주는 알 같았다던 작지만 환한 집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은이의 말-사람에게 쓰다

제1부 아름다운 시절의 동무들
그리운 저쪽의 고향 동무들
방구는 자연의 법칙이랑게
내 인생을 바꾼 놈
양사채의 결혼 이야기
양사채의 농사 이야기
그리운 용조 형
길택에게

제2부 용광로처럼 들끓던 열정의 시간
잊을 수 없는 박용호
붉은 황토 같은 친구 임옥상
개똥이와 쇠똥이를 그리는 유휴열
화실에서 만난 친구들
얼떨결의 첫 만남
열혈남아 용식이
을 쓰게 한 그 여자
아름다운 사람, 남주 형

제3부 가르치고 배우는 내 인생의 학교
마암분교 아이들1
마암분교 아이들2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어요
새와 바람과 꽃과 아이들
내일도 학교에 꼭 와!
내 인생의 어린 선생님들
창우와 다희에게 쓰는 봄 편지

제4부 피붙이의 끈끈함으로
아, 그리운 집 그 집
어머니와 징검다리
내 별명은 삼베 빤쓰
눈물로 달인 백초효소
그려,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이여
태환이 형, 진짜 미안해!
우리 고모님의 잠
장이동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