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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에 대한 관심으로 구입한 책이다. 일제 병합시기에 우리나라에 선교하러 온 독일인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수집한 ‘정선’ 그림을 2005년에 다시 돌려받게 된 과정을 엮은 책이다. 책의 구성은 겸재의 그림 21편의 그림과 해설 그리고 이 화첩을 찾아낸 ‘유준영’박사의 이야기, 화첩을 돌아오게 한 ‘선지훈’ 신부의 이야기와 화첩에 대해 연구 분석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21장의 정선의 그림은 훌륭한 볼거리였다.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책인데 덤으로 작품 해설과 분석, 그리고 흥미진진한 발굴과정까지 즐거움을 더했다. 그 이야기 속에서, 겸재 정선의 화첩을 소장하고 있다가 돌려주어 빛을 보게 한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과 수도원의 원장이었으며, 겸재 그림을 수집한, 한국을 사랑했던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를 알게 되었다. 베버신부는 1911년, 1925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선교활동을 한 경험으로 ‘고요한아침의 나라에서’를 저술하였고, 이 책으로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 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두 번째 방문한 1925년에 일본에 의해 사라져가는 조선의 문화가 안타까워 우리나라 풍습에 관한 영화 제작하였다. 이 필름 역시 당시 유럽에도 소개되어 우리나라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고,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면서도 오틸리엔 수도원이 잘 보관하여 우리에게 다시 소개되었다. 책 덕분에 영화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영화 속 슬프고 힘들었던 그 시절의 순수했던 우리 모습을 보며 이제는 많이 변해버렸지만 그래도 곳곳에 발견되는 우리의 것에, 우리 문화에, 자부심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한 권의 책을 본다는 것은 줄줄이 엮인 감자알처럼 그 속에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관심과 독서를 유발한다. 이것이 책 읽기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위의 그림은 <노재상한취도> 이다. 겸재 정선이 활약했던 조선 후기는 성리학이 크게 발달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 정선도 과거 훌륭했던 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많이 그렸다. 그중 ‘노재상한취도(老宰相閑趣圖)’는 송나라 재상이었던 ‘사마광(司馬光)’에 대한 그림이다. “그는 관직에서 물러난 후 ‘독락원(獨樂園)’이라는 정원을 지어 한가로이 지냈는데, 한쪽을 바둑판처럼 구획하고 각종 약초를 심었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지칠 때면 낚싯대를 들고 나가 물고기를 잡거나 옷자락을 걷어붙이고 약초를 캐기도 하고 꽃에 물을 주면서 기쁨을 누렸다.” 이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 속에 나를 던져두고 즐거워한다.
영구대여 형식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 을 종합적으로 조망했다. 겸재정선화첩 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St. Ottilien)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 1870∼1956) 총아빠스(대원장)가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하여 독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2005년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80년 동안 소장하고 있었다. 1975년 국내에 겸재정선화첩 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뒤, 2005년 10월 22일 한국의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하게 되었다. 이 책은 환수 문화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 정선 화첩의 의의, 화첩의 발견과 환수과정, 정선의 산수화와 고사인물화에 대한 고찰, 작품 해설 등을 다루며 겸재정선화첩 을 학술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발간사
작품해설
논고
안휘준 돌아온 문화재 어떻게 할 것인가-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 을 중심으로
유준영 겸재정선화첩 의 발견과 노르베르트 베버의 미의식
선지훈 겸재정선화첩 의 귀환 여정-사랑과 존경과 신뢰가 담긴 이야기
박은순 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 에 대한 고찰-산수화를 중심으로
조인수 돌아온 보물, 돌아보는 성현-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 의 고사인물화
케이 E. 블랙·에카르트 데게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소장 정선의 진경산수화
부록
관서, 도인, 화제
겸재정선화첩 귀환 연보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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