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코끼리는요?

ksbv 2024. 2. 13. 02:41


나는 사실 논술 준비를 하면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책의 부제이기도 한 <자아의 질문의 기억 복원 프로젝트 실행기>라는 것이다. 이 책은 작가의 20살 한 해가 일기 형식으로 된 책이다. 내년에 20살이 되는 나로써도 ‘성인’이라는 청소년보다 규제가 덜 한 세계에 입장한다는 떨림과 해방감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나와 또한 평범한(?) 다른 대학생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솔직히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이라는 본래의 뜻에 비추어 보면 저자가 훨씬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리를 탐구하고 사회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토론하고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노동’이라는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언제부터 특이한 시선으로 보게 되었는지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지금 우리나라 시민들의 시선에서 집회를 하는 당사자들도 곱지 않게 보고 있는데 그 집회의 한 가운데에서 다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먼저 나서는 모습이 이질적이면서도 멋있고 부러워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평상시에는 하지 않았던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또한 그로 인해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수능 공부에만 매달려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또한 예전의 투쟁들 또한 어렸기 때문이라는 변명으로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책을 읽음으로써 그들의 입장에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고 약하게나마 잘 알지 못한 대학 생활을 느껴볼 수 있었다. 고학력 이라는 이유로 그들과 우리의 직업이 조금은 다를 지라도 어찌되었든 우리는 모두 ‘노동’자 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그들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지는 않더라도 비난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등급]과 [시급]이 구겨 놓은 우리의 초라한 미래를 향해
질문-폭탄을 들고 스스로 짱돌이 되어 당돌하게 달려가는
88만원 세대의 [우리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생생한 체험 보고서

아무리 좋은 결과를 얻어도 1등 밑에 2등이 있고 2등 밑에 3등이 있는 ‘등급의 피라미드’는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등급제 현실 속에서 천 번을 흔들리다 지치고 아파 문득 멈춰서도 시급 5,000원 너머의 세상은 좀체 보이지 않는다. ‘등급’과 ‘시급’은 ‘나’의 생각과 마음 심지어 몸까지 지배하는 까닭에 이러한 외부는 ‘나’의 내부를 강하게 구속한다.

코끼리는요? 는 스무 살 대학 신입생이 이러한 외부에 질문을 던지며 ‘나는 어떻게 구성된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일기 형식을 통해 담은 글이다. 질문의 대상이 외부인 까닭에 저자는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대성리가 아닌 시청 광장으로 달려가고, 달러를 품에 안고 어학연수를 가는 대신 남산 한 귀퉁이 쪽방촌을 찾아 헤맨다. 햇살 눈부신 어느 여름날 저자는 전경의 방패가 방패 아닌 창이었음을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자신이 왜 거리에 서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저자가 다다른 곳은 ‘나의 내부’이자 ‘우리의 내부’였다. 그래서 한 개인의 일기로 시작했던 코끼리는요? 는 당신과 나 즉 우리의 자화상이 될 수 있었다. 외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나와 우리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된 저자는 ‘등급’과 ‘시급’에 의해 구성되는 소극적인 삶이 아닌 스스로를 구성하는 적극적인 삶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저자는 ‘나는 어떤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며 다시 한 번 질문의 여정을 준비한다.


프롤로그, 코끼리는요?
제 1 장 2011 11 14 ~ 2012 01 27
間 ‘박지아’ 분석 보고서 I
제 2 장 2012 02 05 ~ 2012 03 01
間 ‘박지아’ 분석 보고서 II
제 3 장 2012 03 04 ~ 2012 03 29
間 대성리와 시청 광장
제 4 장 2012 04 02 ~ 2012 04 28
間 배반의 여왕 오월
제 5 장 2012 05 04 ~ 2012 05 30
間 옥의 티가 된 동아리 연대 주점
제 6 장 2012 06 05 ~ 2012 06 20
間 가난을 체험한다는 것에 대하여
제 7 장 2012 07 03 ~ 2012 07 31
間 ‘사랑’과 ‘죽음’에 대한 짧은 필름
제 8 장 2012 08 03 ~ 2012 08 26
間 햇살과 방패
제 9 장 2012 09 02 ~ 2012 09 28
間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제 10 장 2012 10 01 ~ 2012 10 31
間 시는 무엇으로 쓰는가
제 11 장 2012 11 02 ~ 2012 11 30
間 Ladies, Why do you study in your university?
제 12 장 2012 12 02 ~ 2012 12 22
間 ‘1인용’의 경제학
에필로그

댓글